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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rcaea/스토리/Act II-II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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=====# 21-4 #===== >"어딜 가, RS-R 노노카?" > >"어딜 가냐니... 정찰대니까... 정찰하러 가는 거겠지?" > >"혹시 또 그 빛인지 뭔지 찾으러 가는 거면 정말로..." > >"아, 좀 내버려둬." > >"거기, 노노카의 코다. 지금 빛을 찾으러 가고 있는 건가?" > >"야... 부탁할게... 거짓말 좀 해줘." > >"...RS-R 노노카는 지휘부의 명령으로 구역 정찰을 하러 나가는 참이었어." > >"정말...? 흐음... 너무 멀리 나가진 마." > >"응!" >---- >이 곳으로 오기 전 지휘부에서 메세지가 있었다. >여기는 곧 다가올 영토 쟁탈 작전에서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가 될 것이라고. > >노노카가 속한 로얄 공동체는... 다른 이들로부터 전쟁광이라고 불렀다. >그들이 믿기에 자신이 가장 우월하기 때문에 다른 공동체를 정복해 자원을 징발하고 사람들을 지배했다. > >로얄은 정부 소속 연구소인 베카 중공업과 강력한 의무교육 시스템을 통해 >우주의 머나먼 끝까지 지배하는 효율적인 제국을 만들어냈다. > >그들에게 있어 다른 공동체들은 잠재적인 식민지에 불과했다. >히트로 달궈진 허스크의 손바닥으로 얻어맞으면서도 힘과 예를 이해하지 못하는 멍청이들의 집단이었다. > >노노카 또한, 언제나 다른 공동체들을 아래로 보았다. > >이제, 로얄 공동체의 군대가 알려지지 않은 이 우주의 한 구석까지 그 마수를 뻗었다. >안전한 허스크에 탄 채로... 노노카와 정찰대는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사람의 흔적은 없었다. >---- >노노카가 속삭이는 목소리로 코다에게 물었다. > >"진짜 거짓말 해줄 줄은 몰랐는데... 왜 그랬어?" > >계기판 위에 자리잡고 있던 코다가 위를 올려다보며 대답했다. >"예의 바르게 부탁했으니까." > >"예의를 신경 써?" 노노카가 주변의 칠흑으로 눈을 돌리며 대답했다. > >"그렇게 프로그램되어있거든." > >"열받네." > >"항상 열 받는다면서 말에 대답은 잘 해주던데." > >"아! 진짜 짜증나!" >---- >그렇게, 우주의 한 공간을 향해가던 둘... > >빛은,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듯 했다. > >출현했던 것으로 예상되는 좌표지점까지 도달해도, 허스크와 C.O.D.A 둘 다 그 무엇도 감지하지 못했다. >그 푸르고 덧없어 보이는 존재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. >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긴 걸까, 아니면 낯을 가리는 걸까? 노노카는 그렇게 생각하며 계속 이동했다. > >"RS-R 노노카." > >"왜?" 노노카가 C.O.D.A에게 답했다. 그러면서도 고글 너머의 눈은 계속 움직이며 없는 것을 찾고 있었다. > >"이 성격 패턴은, 네가 나에게 친근감을 느끼도록 나 스스로 직접 고른 것이지만, >어째서 이렇게까지 너에게 효과적인지는 나도 잘 몰라." > >"갑자기 무슨 소리야?" >---- >"나는 입력에 대해 출력을 내놓는 기계야. >내 모든 행동 원리는 '만약XX라면, OO다.' 같은 조건문으로 단순화할 수 있을 수준이지. >나는 매우 단순한 이진법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야. >내게 '왜'라는 질문에 답을 할 능력은 없어." > >"AI잖아. 배우는게 너희 일 아닌가?" > >"인공 지능을 뜻하는 거라면, 나는 그것과는 달라." > >"말하고 싶은 게 뭔데?" 노노카가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, 가스 구름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. >노노카는 붉은색과 보라색이 섞인 그 구름을 향해 허스크를 움직였다. > >"나를 정의하는 건 너희 인간들이야. >내가 보이는 반응, 내가 보이는 결론. 그 모든게 너희들이 입력한 데이터의 결과야. >'지능', 즉 '자각'의 정의란, 입력 없이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이지. 맞지?" > >"어..." 노노카가 잠시 생각했다. "아니...?" > >"아니라고?" > >"그래, 아니야. 왜냐면... 나도 반응하거나 행동하려면 '입력'이 있어야 하거든." 그렇게 말하며 코다를 쳐다보았다. >"너랑 내가 그런 점에서 크게 다른가?" >---- >"...흥미롭군." 코다가 긍정적인 음색으로 대답했다. > >"어... 그래...? 다행이네!" > >"RS-R 노노카... 너한테는 지금 빛이 보이지 않는 거야?" > >"빛이 보... 뭐라고?" > >노노카가 고개를 홱 돌리며 동행 로봇을 바라보았다. > >"몇 번이고 빛의 주변을 맴돌거나 멀리 떨어졌지만 접근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아서 말이야." 로봇이 말했다. >"보이지 않아?" > >"너한테는..." 노노카는 잠시 생각한 후 말을 이었다."보이는 거야...?" > >"보여주거나 녹화할 수도 없고, 좌표를 알려주려고 해도 오류밖에 나오지 않아." > >"..." > >노노카는 다시 생각했다. >---- >"..." > >...또 생각했다. > >"나를 허스크의 동행 로봇용 에어로크에 보내줘, RS-R 노노카." 코다가 말했다. > >"어, 응? 뭐...? 왜...?" > >"내가 우주에 나가서 직접 빛을 향해 인도해줄게. 관점을 바꿔 생각하면 돼." > >"그래도..." > >괜찮은 건가? 노노카는 생각했다. 그리고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스스로도 궁금해했다. > >마음을 다잡고, 노노카는 코다를 에어로크로 들여보냈다. >곧 코다가 허스크 조종석 앞쪽으로부터 우주를 향해 빠져나왔다. > >"가자, RS-R 노노카." 동행 로봇이 무전을 통해 말했다. >---- >노노카는 자신의 커다란 로봇을 움직여 조가마한 로봇을 뒤따라갔다. > >심장이 뛰었다. 마치... 노래가 들리는 듯한 기분이었다. > >앞장서는 코다를 바라보았다. > >코다가 고개를 돌렸다. > >"RS-R 노노카. 여기야." > >"...여기..." >"그리고, 대답해주면 좋겠을 질문이 있어." > >"무슨... 지금... 아, 아니... 그래..." > >언제나 지루한 표정인 것 같은 그 눈으로 노노카를 바라보며, 로봇이 물었다. > >"인간들이 왜 퍼즐 게임을 하는 건지 항상 궁금했거든. 이유가 뭐라고 생각―" >---- >그 순간, 코다의 머리가 크게 움푹 패이며 무전이 끊겼다. > >"무슨... 코, 코다...?" 당황한 노노카가 속삭였다. > >심하게 왜곡된 코다의 목소리가 허스크의 무전 통신기로부터 뿜어져나왔다. > >"RS-S...S-S-S...노... 노노..." > >"코다, 무슨 일..." > >"노, 노, 노오오오오... 캇, 카, 칵. 카칵... 도...망..." > >금이 간 코다의 눈에서 불빛이 사라지며... > >...푸른색 빛이, 쏟아져내렸다. > >망가지고, 깨지고, 갈라지고, 곧 버려질, 로봇 친구의 몸으로부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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